벽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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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데뷔 40주년을 맞아 3~5일에 걸쳐 클래식뿐 아니라 K팝·국악 등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엄청난 페스티벌을 계획 중입니다.”

최근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문화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견은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수상자와 함께하는 ‘더 매직, 조수미 & 위너스’ 공연을 홍보하는 동시에 훈장을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목에 훈장을 건 조수미는 “저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영광이라고 생각해 여러분과 함께하기 위해 감사한 마음으로 걸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해외에서 고생을 해도 두렵지 않았던 것이 한국인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한국 사람으로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정신이 투철했다”고 했다.

내년은 조수미에게 데뷔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조수미 보컬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통 창부터 가요·K팝·뮤지컬·클래식 등 장르를 넘어선 음악 페스티벌을 파크콘서트와 같은 형태로 열 계획”이라며 “출연 아티스트 목록을 이미 작성해놓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담긴 특별 음반 역시 준비하고 있다. 조수미는 클래식만 고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저는 오페라로 성장했지만 저만의 독특한 길을 걸어오는 아티스트”라며 “내년 봄에 나올 음반 역시 많은 사람들이 노래방에서도 즐겨 부를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을 담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서점가에 신간이 쏟아지자 한 출판사 편집자는 이같이 말했다. 해마다 출판사들은 ‘출판계 최대 책 축제’라는 대목에 맞춰 신간 일정을 조정한다. 이맘때 ‘리커버(re-cover)’ 도서 역시 빠지지 않고 출간된다. 리커버 도서는 본문은 거의 손대지 않고 표지 디자인을 바꿔 출간한 책을 말한다.

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들어 도서명 또는 부제에 ‘리커버’가 포함된 도서만 18종 출간됐다. 책 이름에 별도 표기를 하지 않은 리커버 도서가 적지 않은 걸 감안하면 실제 판매 중인 리커버 도서는 그 이상이다.

조만간 이 수치는 더 늘어난다. 문학동네시인선 200권째를 맞아 2023년 출간한 시집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같은 해 펴낸 <최강록의 요리 노트> 등이 리커버로 나올 예정이다. 최초 출간 당시와 비교해 본문 내용은 그대로이고 표지 디자인만 다른 책들이다.

리커버 도서는 주로 ‘O만부 판매 돌파’ ‘작가 탄생 O주년’을 기념하거나 드라마화, 문학상 수상 등을 앞세워 나온다. 민음사는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피를 마시는 새> 출간 20주년을 맞아 일러스트를 넣은 특별 한정판 리커버를 도서전에서 선보인다.

하지만 리커버 도서를 두고 표지 디자인만 갈아 끼우는 ‘눈속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몇 년 전 나온 책이라도 표지가 새로우면 신간처럼 독자의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신작을 발굴하고 출간하는 것보다 적은 수고를 들여 more info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책을 리커버로 내는 것은 일종의 팬서비스라는 반론도 있다. 민음사는 도서전을 맞이해 정대건의 장편소설 <급류> 표지를 이진주 작가의 그림으로 장식한 리커버 도서(사진)를 선보인다. SNS 입소문으로 출간 2년 만에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해 20만 부가 팔려나간 걸 기념하는 특별판이다. <급류> 리커버를 담당한 박혜진 민음사 한국문학팀 부장은 “순수 독자의 입소문만으로 ‘구간’이 다시 사랑받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를 기념해 독자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입상한 바리톤 지하오 리(1위), 테너 조르주 비르반(2위), 테너 이기업(3위), 소프라노 줄리엣 타키노(심사위원특별상)가 함께했다. 그는 국제 콩쿠르 수상자들과 11일 중국에서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같은 프로그램으로 이달 19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1일 성남 아트센터,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4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총 네 차례 국내 투어를 갖는다. 조수미는 “해외 유학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국제 콩쿠르에 나가 7곳에서 우승을 했다. 상금은 받았지만 막상 무대에 설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며 “젊은 성악가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마련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푸치니의 ‘투란도트’, 오펜바흐의 ‘문 앞의 남편’ ‘호프만 이야기’, 도니체티의 ‘연대의 딸’ 등 오페라 명곡들로 구성된다.

조수미는 앞으로도 ‘조수미 콩쿠르와 페스티벌’이 계속될 수 있도록 기틀을 닦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2년에 한 번씩 여는 콩쿠르와 페스티벌은 내가 없더라도 영원히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는 조수미에게 에너지의 원천을 묻자 “싱글(미혼)이라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공연을 다니다 호텔 방에 가면 엄청난 외로움과 고독감이 어깨를 누르기도 한다”면서도 “e메일이 밀려오고 해야 할 프로젝트가 쌓여서 그런 느낌은 0.1초 만에 사라지고 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팔에는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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